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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성인 발레 수업 가기 싫은 날, 나를 다시 움직인 한 가지 방법(아주 작은 습관의 힘)
    성인 발레 입문 2025. 3. 31. 17:30

     

    발레를 시작하고 나서도, 모든 날이 반짝이는 건 아니겠죠.

    수업이 있는 날이면 신나서 기다리기도 하지만, 어떤 날은 정말 가기 싫다. 몸이 피곤하거나, 일이 많거나, 아무 이유 없이 기운이 없을 때도 있습니다.

     

    ‘한 번쯤 안 가도 괜찮겠지’라는 생각이 들고, 거울 앞에 서기조차 싫은 날도 있었습니다.

    하지만 그런 날을 지나고 나면 항상 똑같은 생각이 듭니다.

     

    “그래도 가길 잘했다.”

     

    이 글은 발레 수업이 있는 날,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때 내가 나를 어떻게 일으켜 세우는지에 대한 기록입니다.

    혹시 지금 발레복을 챙기기 망설이고 있다면, 이 글이 당신을 조금이라도 움직이게 만들 수 있기를 바라며.

     


    '안 가도 될 이유'는 항상 떠오른다

    솔직히, 수업이 있는 날마다 컨디션이 좋은 건 아닙니다.


   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"오늘 하루 종일 회의였잖아", "몸도 안 좋고, 그냥 쉬자"
   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됩니다.

     

    저는 그런 생각들을 억지로 밀어내지 않습니다.
    오히려 받아들인다. "그래, 오늘 진짜 피곤하긴 하지."


    그러고 나서 조용히 물어봅니다.
    “그렇다면, 쉬면 기분이 나아질까?”

    대답은 늘 똑같습니다.


    “아니, 더 찜찜할 것 같아.”

     


     

    발레복은 오늘도 나를 움직인다

     

    내가 제일 먼저 하는 건 발레복을 꺼내는 일입니다.
    신기하게도, 발레복을 꺼내 침대 위에 올려놓으면 마음이 조금 움직입니다.

    성인 발레 수업 가기 싫은 날, 나를 다시 움직인 한 가지 방법(아주 작은 습관의 힘)
    침대 위 발레복

     


    입지 않아도 괜찮습니다.

     

   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'아, 내가 이런 걸 하기로 했었지'라는 기억이 떠오르게 될 것입니다.

     

    어떤 날은 그거 하나로 끝나기도 합니다.
    입지도 않고, 나가지도 않습니다.

    .
    하지만 그런 날도 절반은 나를 움직인 날입니다.
    내가 발레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습니다.

     

    그리고 대체로, 10분쯤 지나면
    나는 조용히 그 옷을 입고 있답니다.

     

    게다가 '오늘은 벚꽃 콘셉트이야' 하며 콘셉트에 맞추어 예쁘게 세팅해 놓으면,

    가서 입고 서있는 저 자신을 상상하며 얼른 센터에 가고 싶습니다. 

     


     

    “지금 안 가면, 다음엔 더 어려워질 거야”

    나는 수업을 빼먹고 나서 그다음 주에 더 가기 싫었던 적이 있습니다.
    몸이 굳고, 마음도 어색해지고, 나 자신에게 조금 미안한 느낌도 들었죠.


    그래서 요즘은 이렇게 생각한다.

    “지금 안 가면, 다음 수업은 더 어색해질 거야.”

     

    꾸준함이라는 건 위대한 힘이 아니라,
    그냥 [어색하지 않게 하기 위한 최소한의 템포]입니다.


    나 자신을 자주 만나야 어색하지 않은 것처럼,
    발레도 자주 해야 내 몸이 낯설지 않습니다.

     


     

    수업 끝나고 나오는 길이 너무 좋다

     

    정말로, 수업이 끝나고 발레 스튜디오를 나오는 그 순간이 하이라이트입니다.


    땀이 살짝 배인 레오타드와 스커트, 내려가는 어깨, 가벼운 발걸음.
    그때는 "가기 싫었던 내가 참 귀엽다"는 생각이 든답니다.

     

    “그래도 간 나, 너무 잘했다.”
    그 생각이 들면, 나는 다시 한번 나 자신을 믿게 됩니다.

     

    그 감정 하나 때문에,
    나는 다음 수업도 결국 가게 됩니다.


     

    나를 움직이는 건 ‘의지’가 아니라 ‘작은 습관’

     

    사람들은 자꾸 꾸준한 사람은 의지가 강하다고 말합니다.
    그런데 저는 의지 같은 건 별로 없습니다.


    대신 아주 작은 습관이 있습니다.

    • 발레복을 꺼내놓기
    • 수업 있는 날은 저녁을 가볍게 먹기
    • 워치로 운동 기록하기
    • 수업 15분 전엔 도착해서 미리 스트레칭하기

    이런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, 결국 내 몸을 스튜디오까지 데려다줍니다.

     

    그래서 나는 내가 대단해서 발레를 계속하는 게 아니라,
    그냥 '작게 준비했기 때문에 계속 갈 수 있었던 것’이라고 믿습니다.

     


     

     오늘도 가기 싫은 당신에게

     

    누군가는 “운동을 즐기는 사람은 부지런해서 좋겠다”라고 말합니다.
    하지만 나는 여전히 가기 싫은 날이 훨씬 많습니다.


   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가는 이유는 단 하나죠.

     

    수업이 끝났을 때의 나를 내가 사랑하니까.

     

   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, 아마 오늘도 발레 가기 싫은 날일지 모릅니다.
    그렇다면 제안하고 싶습니다.

     

    발레복을 꺼내 침대 위에 올려보자.
   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.
    그 한 걸음이, 결국 당신을 움직이게 만들 것이다.

     

    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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